교육부가 지난 12월 27일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 10월 10일 발표한 개편 시안에 대해 국민의견수렴과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결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확정 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개편 시안에 대한 제 포스팅(Link :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시안) 을 참고하시면 이번 개편안에 어떻게 반영 되었는지 더 쉽게 이해가 되실 거 같습니다.
이번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는 2018년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이후 5년 만의 변화입니다.
개편안에서 가장 주요한 변경 사안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선택과목 폐지와 내신 5등급제 도입입니다.
암기와 반복학습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수능 객관식 오지선다형 중심 평가는 유지됐습니다.
현행 수능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탐구, 직업에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합니다. 그러나 선택과목에 따라 최고점을 받아도 표준점수에서 유불리가 갈린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제2외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선택과목을 없앴습니다.
선택과목 폐지가 확정됨으로써,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을 응시하는 모든 학생이 지원하는 과와 관계없이 모두 같은 문제지를 풀게 됩니다.
또한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기존 9등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를 병기하는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뀔 전망입니다.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9등급제는 전교생 석차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1등급부터 9등급까지를 매기는 평가방식입니다.
5등급제가 도입되면 내신 1등급 비율은 기존 4%에서 10%까지로 늘어납니다. 생활기록부에는 5등급제 내신과 더불어 A부터 E까지의 절대평가 점수도 함께 표기될 예정입니다.
단, 예술·체육·교양 교과와 사회·과학 융합선택 9개 등 일부 과목만 석차 등급 없이 절대평가를 하는데, 이들 과목은 핵심 과목이 아니라 고교에 과목 자체가 개설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2028 대입제도는 애초 ‘고교학점제’라는 교육 과정의 큰 변화와 맞물린 개편인 탓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획일적 경쟁보다 개인의 적성에 맞춘 교육’을 목표로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 선택을 열어두는 고교학점제는 상대평가가 쉽지 않아, 대입에서도 절대평가가 확대될 것으로 여겨졌다.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은 “내신에서 최소한 진로선택 과목까지는 절대평가화해야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데, 결국 극소수 융합선택 과목을 빼면 상대평가 체계가 유지됐다”고 말했다.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내신 유불리가 아닌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전 학년이 5등급 상대평가제를 적용받게 된 것입니다.
이번 개편안 발표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28일 교육부의 ‘2028 대입제도 개편 확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따라 이루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교학점제 시행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근본적으로 대입 제도 개편의 취지와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존 수능 수학은 공통과목(수학1, 수학2)에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치릅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으로 수능 수학은 대수/미적분1/확률과통계를 범위로 하는 공통수학만 남습니다.
심화수학이 선택과목으로 채택되면 상위권 대학교 이공계에서는 심화수학을 평가과목으로 선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로 교육부에서는 심화수학을 선택과목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대 의견으로 수능 수학의 범위가 줄어들면 학생들의 학력저하로 이어지고, 이공계 학생들이 대학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워진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들은 교육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심화수학’을 꼭 도입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심화수학은 공통수학 범위에서 제외된 미적분2와 기하를 합친 과목 입니다. 미적분2와 기하학은 이공계 대학수학과정 필수 개념입니다. 많은 대학들이 신입생의 수학교육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공계 대학교 졸업후 관련 업에 종사하고 있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공계 대학생의 학력저하가 국가 과학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가 됩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순 없겠지만, 그 대상이 대학입시 학생들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할 사실입니다.
학생,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사교육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키는 출발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을 기초로 국가의 교육지대계를 설계하고 각 계의 의견을 참고 반영하여 국가와 국민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