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10월 10일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습니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주요 내용>
이번시안은 2028학년도 대학 입시를 치르는 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는 2018년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이후 5년 만의 변화입니다.
개편안에서 가장 주요한 변경 사안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선택과목 폐지와 내신 5등급제 도입입니다.
암기와 반복학습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수능 객관식 오지선다형 중심 평가는 유지됐습니다.
현행 수능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탐구, 직업에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합니다. 그러나 선택과목에 따라 최고점을 받아도 표준점수에서 유불리가 갈린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제2외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선택과목을 없애겠다는 방침입니다.
선택과목 폐지가 확정되면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을 응시하는 모든 학생이 지원하는 과와 관계없이 모두 같은 문제지를 풀게 됩니다.
또한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기존 9등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를 병기하는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뀔 전망입니다.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9등급제는 전교생 석차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1등급부터 9등급까지를 매기는 평가방식입니다.
5등급제가 도입되면 내신 1등급 비율은 기존 4%에서 10%까지로 늘어납니다. 생활기록부에는 5등급제 내신과 더불어 A부터 E까지의 절대평가 점수도 함께 표기될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대국민 공청회를 진행하고,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안으로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새 개편안, 고교학점제 무력화한다?>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내신 유불리가 아닌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당초 교육부는 2021년 2월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1학년은 9등급 상대평가를 하고, 2/3학년 선택과목은 절대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전 학년이 5등급 상대평가제를 적용받게 된 것입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3일 교육청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고교 내신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함께 적는 것은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를 무력화하고, 진로 적성과 무관하게 내신에 유리한 다인수 과목을 선택하게 한다”며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에는 내신과 수능 모두 절대평가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교육부는 “내신 성적을 대학이 신뢰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둔 것”이라며 상대평가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1학년만 9등급 상대평가를 적용하면, 1학년 학생들 사이의 내신 경쟁이 과열되 수도 있어 기존안을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번 5등급제 도입이 외고, 자사고 등 톡목고 쏠림 현상을 심화 시킬 거라는 시각도있습니다. 특목고는 일반고보다 내신 성적을 얻기 어렵다는 게 단점인데, 5등급제 도입으로 내신의 변별력이 떨어져 학생들의 특목고 선호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최대 쟁점, 심화수학>
기존 수능 수학은 공통과목(수학1, 수학2)에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치릅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이 적용되면 수능 수학은 대수/미적분1/확률과통계를 범위로 하는 공통수학만 남습니다.
대한수학회는 10월 16일 내놓은 성명에서 “문과 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만을 고려해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이 붕괴돌 것이 자명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수능 수학의 범위가 줄어들면 학생들의 학력저하로 이어지고, 이공계 학생들이 대학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이들은 교육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심화수학’을 꼭 도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심화수학은 공통수학 범위에서 제외된 미적분2와 기하를 합친 과목 입니다. 교육부는 원하는 학생만 응시하도록 하는 선택과목으로 심화수학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그러나 심화수학 도입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키우고 교육과정 편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반론입니다.
만약 심화수학이 도입되면, 상위권 대학들은 심화수학 성적을 필수로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공통수학의 대수/미적분1/확률과 통계부터 심화수학의 미적분2/기하까지 다섯 과목을 공부해야 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2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3개 학기 동안 다섯 과목을 교육과정에 편성해야 합니다.
교육 시만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 확률과통계, 기하는 이전보다 어려운 학습내용이 늘어난 상태여서실제 학습 부담은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며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마무리>
이처럼 이번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여러부분에서 찬반양론이 대립중입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에 몰리지 않도록각 제도의 장단점을 꼼곰히 살펴야 합니다.